흙수저 탈출, 과연 가능할까?
낮에는 배달 아르바이트, 밤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 생계를 꾸려나가는 학생 승천은 서울에서 난다긴다 하는 재벌집 자제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 사회배려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다. 이런 승천의 유일한 사회 배려자 친구 진석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태용을 찾아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가게를 나선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를 나누모 헤어졌지만 그날 밤, 태용의 핸드폰에 진석은 고마웠다는 문자를 남겨놓고 다음날 아침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따라 목숨을 끊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학교 일진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할때면 항상 자신을 감싸주던 둘도 없는 친구가 세상을 떠나자 승천은 하늘이 무너진다. 심지어 진석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도 진석의 죽음을 비꼬며 승천에게 폭력을 가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흙수저' 승천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나라에선 돈이 없으면 힘도 없으니까. 진석의 일가족이 도신그룹이 일으킨 재개발을 위한 무리한 강제 철거와 압박으로 세상을 떠났음에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우울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던 어느날, 승천이 일하는 편의점에 주희라는 아르바이트생이 새로 들어온다. 승천은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고 마냥 천진난만한, 사회 경험이나 쌓아보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그녀가 승천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주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승천에게 인수인계를 받으며 자기도 모르게 승천에게 빠져든다. 어느 날, 승천은 일진무리들의 숙제를 가져다 주러 가던 중 길목에서 어떤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작은 노점상을 하시는 할머니는 이 붓이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를 쓸 때 사용한 붓이라는 둥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장단을 맞춰주던 승천은 금색의 수저를 발견하고 이것도 순금이냐며 되묻는다. 그러자 할머니는 당연하다며 순금 수저를 단돈 3만원에 줄테니 가져가라고 한다. 승천은 무시하려고 하지만 솔깃한 소리를 듣게 되는데, 그 수저로 인생을 맞바꾸고싶은 친구 집에 가서 밥을 세 번 만 먹으면 그 친구와 내 인생이 바뀐다는 소리였다. 승천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걸 알면서도 간절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저를 산다. 그리고 마침 숙제를 갖다주러 들른 태용의 집에서 밥을 먹을 기회를 얻게되고 일진의 비아냥과 무시에도 불구하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할머니에게서 산 수저로 밥을 먹는다. 태용은 시총 300조, 우리나라 재계 2위 도신그룹의 아들로 학교 내에서도 가장 부자인 친구였다. 승천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속는 셈 치고 밥이나 세 번 먹어보자며 태용에게 접근하고 이내 태용과 가깝게 지내며 태용의 집에서 밥을 두 번 더 얻어 먹는다. 그리고 곧이어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된다.
젊은 감성의 젊은 드라마
2022년 하반기 방영된 금수저는 mbc에서 금토드라마로 방영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겨울연가>, <낭랑 18세>등을 공동집필한 윤은경, 김은희 작가의 작품에다가 신선한 소재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라 나름 기대를 모았다. 드라마의 배우진들은 모두다 학생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젊은 나이대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는데, 독특한 점은 주연 4인방 중 이종원 배우를 제외한 육성재, 정채연, 연우 배우 모두 다 아이돌 출신 이라는 것이다. 이종원 배우는 아이유의 곡 'Strawberry moon' 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여 얼굴을 알린 바 있다. 6인조 보이 그룹 비투비 출신의 육성재는 이미 <도깨비>, <쌍갑포차> 등에서 안정적인 실력을 보여주며 연기력을 입증 받았으나 비교적 알려진 작품이 잘 없어 신인축에 속하는 이종원 배우와 역시 작품활동을 해왔지만 배우보다는 아이돌 가수로 좀 더 익숙한 정채연과 연우 4명이 이끄는 드라마에 연기가 과연 안정적일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던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넷은 극의 캐릭터에 녹아드는 아주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연기 논란 불안을 잠식 시켰다. 오히려 아이돌 출신으로 젊은 연령대의 시청자에게 익숙한 덕에 같은 시기 방영된 드라마 중에서도 꽤 높은 화제성을 가져가면서 홍보효과도 얻어 1석 2조의 결과를 나타냈다. 이런 화제성 덕에 동시간대 SBS에서 방영한 믿고 보는 배우 남궁민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만만치 않았던 경쟁작 <천원짜리 변호사>와 동시에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시청률 5%대를 유지하며 괜찮은 기록을 유지했다. 이는 OTT서비스의 강세로 시청률 1~2%대의 드라마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요즘 세태를 감안하면 상위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이 작품에 출연한 육성재는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이종원과 연우는 각각 남 여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금수저는 웨이브에서 전편 시청가능하다.
물질만능사회 최강자, 드라마에서라도 한 번 ...
요즘은 TV도 잘 안틀어 놓는터라 유튜브로 드라마 요약본들을 보다가 재밌어 보여서 풀 에피소드를 찾아 보게 된 드라마이다. 요즘은 시간여행 판타지물이 워낙 많은터라 좀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 소재이나 젊은 뉴페이스들의 출연으로 극의 신선함을 가져갔다. 특히 보면 볼 수록 매력있는 이종원 배우를 보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극의 전개는 초반부에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하지만 뒤로 갈 수록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는 많아지는데 계속 굵직한 사건들을 끼워넣다보니 하고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애매모호해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런저런 여러 사연들을 끼워넣기보단 주연 4인방의 이야기를 보다 퀄리티 있고 심도 있게 풀어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떡밥회수는 잘되는 편이어서 작품을 보는데 있어서 막 답답하다거나 너무 루즈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저건 무슨 상황이지?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등을 생각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극중 태용이 된 승천이 태용 집의 재산을 이승천 가족에게 주는 행위에 대해 절도니 횡령이니 하는 의견도 있지만 애초에 그게 더욱 현실적인 모습이 아니었을지.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행위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뭐 따지자면 금수저로 남의 인생을 훔친것 자체가 양심이 없는 행위일지도 모르겠으나, 누구나 한 번 쯤은 상상해봤을 것이다. 저어기 닿을 수도 없는 먼 곳에 사는 그들의 인생과 내 인생이 바뀌는 그런 일을 말이다. 특히나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며 과시하기 좋아하는 요즘의 물질만능사회에서는 더 그렇다. 드라마에서쯤은 그런 양심없는 일 한 번 해봐도 괜찮지 않은가.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현재의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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