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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극적으로 주어진 제 2의 인생

by 푸린린 2023. 2. 25.

 

 

밑바닥에서 금수저로

대한민국의 최고 그룹, 순양가의 기획조정본부 미래자산관리 팀장 윤현우(송중기)는 오늘도 순양가를 위해 한몸을 불사르고 있다. 각종 순양가의 작고 큰 행사를 모두 도맡아서 총 관리 하는것은 기본, 순양가 회장의 외동아들로 차기 회장자리를 이을 재목이지만 매일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행사자리에도 참석하지 않는 진성준(김남희)을 다시 행사자리에 모셔와, 회장님 병실의 비데 갈아 끼우는것까지 해내는 그야말로 순양가의 모든일을 떠맡고 있다. 순양그룹의 최측근에서 모든 일을 총괄하는 그를 순양그룹의 사원들도 어려워 하지만 사실 고졸 특채로 회사에 입사해 독기로 살아남은 인물이다보니 내로라 하는 스펙으로 어렵게 순양그룹에 들어온 몇몇 사원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순양가의 모든 일을 돌보는 그에게는 세가지 철칙이 있는데 '오너 일가의 지시는 절대 거절하지 않는다.,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모든 경우에 결코 판단하지 않는다.' 로 행사 직전 갑자기 사라진 진성준 부회장을 30분만에 찾아 행사장에 세워놓으라는 말도안되는 모현민(박지현)의 지시에 따르는 것도 이러한 철칙때문이다. 지시를 받은 윤현우는 겨우 진성준을 찾아 돌아가자고 설득하지만 진성준은 어항을 깨고 골프채로 윤현우의 머리에 상처를 내는 등 깽판을 놓으며 가지 않으려고 버틴다. 하지만 윤현우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침착한 어조로 어릴적 창업주, 진성준의 할아버지 진양철(이성민) 회장의 회갑연 당시 고려청자를 깼을때의 일을 언급하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채 기분대로 행동하는 것은 경영인, 순양의 후계자 답지 못하다' 는 꾸중을 들었을때를 상기 시킨다. 이어서 화룡점정으로 '부회장님은 그날 이후 회장님의 가르침대로 책임감 있고 신중한 경영인의 면모를 갖추게 되신 것' 이라며 한껏 진성준을 치켜세워 그를 진정시키고 무사히 행사장에 데려다 놓는다. 그렇게 말이 미래자산관리 팀장이지 '순양의 개'와 같은 하루를 보내던 윤현우는 순양그룹이 계열사의 분식회계 의혹 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되자, 압수수색에 대비해 모든 증거를 처리한다. 그러던 중 '마이크로 프로젝트' 라는 불법 비자금 장부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순양물산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에게 보고하지만 은닉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하지만 비자금 문제를 이렇게 덮을 수 없었던 윤현우는 이를 진성준 부회장에게 직접 보고 하고, 진성준 부회장은 불법 비자금을 찾아오라고 지시한다. 그에 윤현우는 비자금을 찾으러 튀르키예로 떠나 자금을 회수하지만 그곳에서 다른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자신의 부사수에게 피살 당한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 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는다. 키는 줄어있고 목소리는 앳되다. 그리고 모두들 자신에게 도준이라고 부른다. 

 

 

연기력으로 무장한 최강 배우들의 집합

jtbc의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단연 2022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산경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드라마로 다시 각색한 이 작품은 이미 연기로는 흠잡을 데가 없는 송중기와 이성민이 주연을 맡았다. 송중기는 40대의 윤현우 역과 10대~20대의 진도준 역할을 괴리감 없이 소화하며 늙지않는 방부제 미모로 화제를 끌었다. 이성민 또한 60~70대의 진양철회장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굳혔다. 두 주연배우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는 여러 뛰어난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봄이 오나 봄>, <스위트 홈>에서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얼굴을 알린 김남희,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윤제문, 박혁권, 조한철 배우의 믿고 보는 연기는 극에 탄탄함을 더해준다. 여배우들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이미 우리에게 여러 작품에서 익숙한 김정난, 정혜영배우 외에는 다소 생소한 얼굴의 배우들이 출연하여 극의 신선함을 더했다. 특히 극중 진양철의 둘째아들 진동기의 배우자로 등장하는 서재희 배우의 우아한 목소리와 순양가의 막내딸 역할의 김신록 배우의 거만하고 여유넘치는 재벌집 막내딸 연기는극에 찰떡으로 어우러져 흥미를 더한다. 또한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 소녀시대의 티파니도 출연하는데 우려와 달리 극에 잘 어우러지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배우로써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이러한 캐스팅 화제성과 호평이 자자했던 웹소설 덕인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1회 방영부터 시청률 6%로 시작하며  jtbc드라마 중 <부부의 세계> 다음으로 역대 첫방송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여 최근 드라마 기근이었던 jtbc의 정체기를 깬 효자 드라마가 되었다. 이렇게 화제속에서 첫방송을 시작한 드라마는 다행히 속 빈 강정이 아니었다. 알찬 내용물, 그러니까 출연자들의 명품연기와 탄탄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방송 3회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다. 그렇게 10%를 돌파한 이후에도 정체없이 시청률 고공행진 가도를 달리며 8회에 19%를 달성, 20%를 목전에 앞두고 있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9회에 16%로 잠시 주춤한다. 그러나 이미 19%의 기록으로도 상반기 화제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앞서며 2022년 최고의 시청률 수치를 거머쥔 상황이었다. 9회 이후 11회에서 21%를 달성하며 마의 20% 벽을 넘어서고 마지막 16회에서 26.9% 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도깨비와 사랑의 불시착, 스카이 캐슬 등 여러 흥행작들을 넘어선 수치로 2020년대 한국 주중드라마 중 시청률 역대 4위를 기록한다. 이 인기를 방증하듯 각종 sns와 웹사이트에서는 진양철 회장의 대사 '밥알 몇개고?' 등이 패러디 되며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기도 했다.

 

 

순양그룹 = 삼성그룹 ?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매회 시작마다 '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기관,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라고 하며 방영하지만 이 드라마는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의 실제 일화와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한다. 이병철 회장이 마산에서 정미소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극중에서 진양철이 정미소로 첫 사업을 시작하여 순양을 키워냈다는 스토리와 유사하고, 극중 진양철이 주방장에게 초밥의 밥알 갯수를 묻는 장면은 신라호텔에서 조리부장을 맡았던 이병환의 회고록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외제차를 좋아했던 이건희가 '회장님의 취미생활을 사업으로 만들었다' 는 소리를 들었다는 삼성 자동차의 모습은 극중 진양철 회장이 순양자동차를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과 유사하다. 애초의 이 드라마의 원작 웹소설에서 이미 삼성과 현대를 모티브한 것임이 사실화 되었으므로 드라마 또한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드라마는 원작의 틀을 따라가면서도 다른 점이 추가 되었는데 원작에서 극중 진양철의 처는 진양철 회장과의 불화로 인해 오랜기간 유럽에 머물며 비자금을 만든다. 또한 드라마에서 진도준의 가족을 긍정적으로 보고 품어주지만 원작에서는 진도준 가족을 증오한다. 또 원작에서 가족도 뭣도 없이 포악하게 묘사되었던 진양철의 첫째 아들 진영기는 드라마에서는 어딘가 살짝 어설프기도 하고 자식도 아낄 줄 아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또 드라마에선 원작에 없던 대한항공의 KAL858 폭파 사건회차가 추가 되었는데 드라마에서는 편명을 살짝 바꿔 CAL858로 수정되어 방영되었다. 또한 원작에서 진도준이 어린나이에 미국에 투자회사를 설립하는 것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어릴적 모습은 대부분 생략되고 대학생 시절로 넘어간다. 아무래도 현실성을 좀 더 가미한듯 하다. 이러한 원작과의 차이점과 실제 대한민국의 경제사를 대입하여 보다보면 저절로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 할 수 있다. 시청하고 나면 왜 이렇게 화제였는지 알게된는, 간만에 만난 재밌는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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